현대 디에이치, 푸르지오 써밋, DL이앤씨 아크로, 롯데 르엘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이름들

바로 1군 건설사들의 하이엔드 브랜드입니다





 

 

대형 건설사들은 각자 기존 아파트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최고의 품질과 성능으로 차별화된 주거 공간을 선사한다는 의미를 담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론칭해 오고 있습니다

특별함을 담아 각 건설사마다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조건을 세워두었습니다

입지나 발전 가치,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해서 결정을 합니다

이런 이유로 한강변에 위치한 소위 강남 등 땅값이 비싼 지역에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가 많이 건설되어 왔습니다

이는 건설사들이 강남권 재건축, 재개발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를 런칭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찌 됐건 하이엔드 브랜드는 이렇게 성공을 합니다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하지만 누구나 살 수 없는 고급 아파트의 이미지를 남기고..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에 차질이 생기자

주요 1군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특히 노후주택이 많아지고 있는 현 국내 부동산 특성상 도시정비 사업의 비중은 날이 갈수록 증가되고

이 과정에서 각 건설사들 간의 수주 경쟁 또한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건설사들은 수주의 성공을 위해 브랜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게 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건설사들이 내놓은 카드가 바로

하이엔드 아파트 입니다.

DL이앤씨 아크로 드레브372와 롯데건설 르엘

 

 

최근 DL이앤씨가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 6구역 재건축 정비 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신규 브랜드드레브372를 제안했습니다

곧바로 경쟁자인 롯데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제안하자

다시 DL이앤씨는 기존에 제안했던 드레브372에 아크로를 추가하여 '아크로 드레브 372'로 맞서게 되었습니다

특히 대치 2지구 등 강남권에만 적용됐던 롯데건설 르엘

서부권에 해당하는 북가좌 6구역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시한 것,

DL이앤씨가 강북 지역에서 아크로 브랜드를 붙인 건

한강변에 있는 성수동 '성수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1구역 아크로원 하이드 조감도

 

또한 DL이앤씨는 지난 3월 부산 재건축 정비시장의 대어로 손꼽혀온

해운대구 우동 1구역(삼호가든) 재건축 정비 사업에 비수도권 최초로 ‘아크로’ 브랜드를 제시해 일찍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습니다

하이엔드 브랜드가 특별함, 희소성 보다 수주를 위한 경쟁 무기로 바뀌게 된 것이죠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재개발조합과 건설사 간의 갈등입니다

재건축, 재개발 곳곳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세우니

일부 지역 조합에서 무리하게 하이엔드 브랜드를 요구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중구 신당 8구역 재개발조합은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의 적용 문제로 DL이앤씨와 계약 해지를 결정하였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서울 동작구 흑석 9구역 재개발조합 또한 설계변경화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문제로 갈등이 지속되자

결국 시공사인 롯데건설과의 해지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서울 성북구 신월곡 1구역 재개발 조합도 시공사인 롯데건설, 한화건설 컨소시움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해 달라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조합 내부에선 시공사 해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내심 미소를 짓는 건설사도 있습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과 GS건설의 자이

 

 

삼성물산과 GS건설은 아예 고급 브랜드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GS건설의 경우 별도의 고급 브랜드 없이 '자이' 브랜드로 계속 일원화 하기로 했습니다

일부 단지에 '그랑자이' 라는 이름이 붙긴했으나 '자이'와 별도의 브랜드는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래미안의 경우에도 래미안 뒤에 특색있는 이름을 붙혀 고급화가 파생될뿐 브랜드의 이원화는 아니였습니다

두 건설사 모두 결과적으로 브랜드를 이원화 하지 않은것이 다행이게 된거죠

이러한 움직임은 건설사가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하이엔드 브랜드를 남발한 탓에

이를 요구하는 지역이 많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버린 것이죠.


강남권 수주를 위해 만든 하이엔드 브랜드가 점점 탈강남화가 되고 있습니다

꼭 하이엔드 브랜드가 강남에만 있으란 법은 없습니다

건설사 내부 적용 기준에 부합되고 주변 환경이 받쳐준다면 못 지을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준도 없이 단지 경쟁의 우위로만 쓰인다면 하이엔드 브랜드가 가지는 특별함과 희소성은 점점 잃게 될 것이며 브랜드 가치는 점점 떨어지게 되겠죠

하이엔드 브랜드가 꼭 정답이 아닙니다

일반 브랜드 아파트라도 입지 뛰어나고 조합원들의 노력으로 고급화를 진행시킨다면

충분히 하이엔드에 버금가는 아파트가 될 수 있습니다

과연 누구를 위한 하이엔드 브랜드인지 한번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수없이 많은 건설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건설사들은 각자의 아파트 브랜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각 건설사들의 아파트 브랜드



아파트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걸로 뭐를 보시나요?

지하철역이 가까운 역세권, 초등학교를 품은 초품아, 1000세대 이상 대단지 등

소위 '브역대신초' 라는 말이 있습니다.

브랜드, 역세권, 대단지, 신축, 초등학교

이 중에서 첫 번째 브랜드

브랜드의 가치는 생각보다 아파트 가격에 많은 부분을 미치고 있습니다.

괜히 1군건설사 아파트가 비싼 게 아니죠.

그 1군건설사의 브랜드 중 최고라 불리는 삼성물산의 래미안



서울, 수도권에서 래미안의 힘은 그야말로 대단합니다.

높은 선호도와 함께 엄청난 가격, 삼성이라는 그 이름 하나로 모든 게 설명이 될 정도입니다

재건축, 재개발에서도 압도적인 힘으로 서울의 주요입지에서 많은 수주권을 따내고 있습니다


부산에도 래미안이 있습니다.

해운대 래미안, 장전 래미안



단 두 군데 뿐입니다

물론 부산에 삼성이 지은 아파트는 더 많이 있습니다.

대연동 삼성아파트, 좌동 삼성아파트, 망미동 삼성아파트, 남산동 삼성아파트, 만덕동 삼성아파트, 학장동 삼성아파트 등과 같이 90년대 초중반까지 완공된 아파트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파트들을 래미안이라 부르진 않습니다. 이름에서 보듯이 삼성아파트죠.

래미안이라는 브랜드는 우리나라에서 아파트 브랜드 열풍이 시작된 2000년대부터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부산에서는 2014년 처음 래미안 해운대가 생겼습니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부산에는 래미안이 없었던 거죠.

제2의 도시라 불리는 부산에서 왜 래미안은 없었을까요??




래미안이 오랜 시간 동안 부산에 없었던 그 첫 번째 이유는

삼성물산의 전략 방향 때문입니다

삼성물산의 전략은 수도권 재건축, 재개발 수주에 집중하고 그 일대를 래미안 타운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삼성물산의 이런 전략은 사업성, 즉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죠

아무래도 텃세가 심한 지방보다는 자신의 안방인 수도권에 집중하는 편이 삼성물산 입장에서도 훨씬 수월하게 느낄 것입니다

또한 이미 서울, 수도권에 여러 성공 사례의 래미안 단지들이 많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 또한 상당히 좋습니다.

그 결과로 주요 입지의 도시정비사업, 즉 재건축 재개발지역에 수주를 쉽게 따내고 있는 것입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타운과 서초구 래미안타운







두 번째 이유는

각 지역 건설사들의 강세입니다


래미안은 수도권 비중이 무려 90% 이상으로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한 브랜드입니다.

지방 분양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적고 심지어 호남 지방에서는 2000년도 래미안 론칭 이후 단 한 번도 아파트를 짓지 않았습니다.

래미안이 안 들어온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건설사들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죠.

부산과 호남지방의 대표 건설사들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사업성이 수도권에 비해 크지 않는 지방에서 굳이 지역 건설사들과 경쟁을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거죠.

비록 사업성이 있다 하더라도 지역주민 민원, 과다 경쟁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단지들은 피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이유는

구포 무궁화호 열차 전복 사고입니다



이 사고가 지난 2000년대 초반 부산에서 래미안을 볼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1993년 경부선 구포역에서 북쪽으로 700미터 떨어진 곳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전복 및 탈선되는 사고입니다
이 사고로 총 78명 사망, 198명 부상을 당해 최악의 철도사고로 기록에 남게 되었습니다

구포역 무궁화호 열차 전복 사고

삼성물산-건설부문의 전신인 삼성종합건설이 사고 현장 근처 지반 아래 지하전력구 설치를 위해 발파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철도법상 선로 주위 지하물 공사의 경우 철도청 주관하에 시공하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이 이를 무시한 채 어떠한 통보도 없이 발파를 진행하여 결국 노반이 침하해 선로 지반이 무너져 철로가 4-5미터 정도 함몰하는 대참사가 발생하게 된 것이죠.

이 사고를 계기로 삼성종합건설은 당시 법률상 최고 기간이었던 6개월 영업정지를 당했고 삼성종합건설 사장 등 사고 관련자 16명이 구속되었습니다.(그 후 재판에서 회사 임원진급 6명에게는 과실치사상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아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사고의 여파로 삼성종합건설은 삼성건설로 이름을 바꾸다 결국 1996년 삼성물산에 흡수되어 지금의 삼성물산-건설부문이 되었습니다.

참사의 영향으로 엄청난 부정적 이미지가 생겨 이 상황을 타계하고자 한 그룹의 자구책이었으나 이미 부산지역에서는 쓰레기 기업으로 낙인이 찍혀 버렸습니다.

부산 삼성의료원, 부산 삼성 실버타운 등 계획되었던 것들이 모두 무효화가 되어버릴 정도로 후폭풍이 상당했습니다.

결국 부산지역에서는 더 이상 삼성이 건설 사업을 할 수 없었던 거죠.






하지만 긴 세월이 지나고 사고의 참사도 사람들 속에서 서서히 잊혀질 때쯤 2010년대 초중반 삼성물산이 부산에 래미안해운대 라는 이름으로 처음 들어오게 됩니다.

곧바로 2014년 장전 래미안이 분양 대박을 터트리면서 긴 시간을 깨고 삼성물산의 래미안이 부산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합니다.

주택정비사업인 재건축, 재개발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한 거죠.

연지2구역인 래미안 어반파크, 거제2구역 레이카운티, 온천2구역 동래 래미안아이파크, 온천4구역 래미안 포레스티지 에 이어 명륜2구역인 래미안 마크더스위트 까지 수주에 성공했습니다.

부산의 래미안타운이 된 래미안벨트



삼성물산의 전략 방향답게 부산 내륙 중심에 래미안 벨트라 불리는 래미안 타운이 생긴 것이죠.

구포 무궁화호 참사는 상관이나 없는 듯, 역시나 래미안이라는 브랜드의 파워답게 지금은 부산에서 가장 핫한 지역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물산 건설부문 입장에선 부산은 조심스러운 곳이라 생각이 듭니다.

구포 무궁화호 참사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에게는 잊지 못할 역린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죠.






대한민국 최고의 아파트 브랜드 중 하나인 삼성물산의 래미안


부산 내륙의 래미안 벨트를 시작으로 부산에서 더 많은 주택사업에 뛰어들지,

부산을 넘어 전국적으로 건설부문 사업을 확장할지,

아니면 기존의 방침대로 수도권에 집중하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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